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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개혁주의 인간론에 관한 연구 -총체적 복음의 관점에서-(3)

김광열(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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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
기사입력 2020-09-19

 

▲ 김광열 교수

이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김광열 교수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글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인간론에 대한 성경적 이해, 개혁주의적 이해를 총체적 복음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b. 총체적 성화의 관점

 

그와 같은 전포괄적 회복의 역사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설명은 총체적 복음의 관점으로 제시되는 총체적 성화의 조망 속에서 정리해볼 수있다. 종교개혁자들이 외쳤던 ‘Sola Fide’(오직 믿음)라는 종교개혁의 원리는 중세의 교회가 사제주의적신앙 (Sacerdotalism)에서 개인적-인격적신앙(personal faith)으로 돌아설 것을 가르쳤다. 그런데 현대 교인들은 개혁자들이 가르쳤던 개인적 신앙의 의미를 개인주의적 신앙으로 전락시킬 위험성에 직면해있다.

 

비록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고 선언되고 구원받는 것은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것이지만, 칭의의 복을 받은 신자가 성화를 개인주의적인 차원으로만 이해하고, 그래서 때로는 개인주의적인 신앙 태도에 떨어지도록 자신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론 성화란 일차적으로 신자 개인의 성품이 거룩한 하나님의 품성을 닮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영적 훈련의 과정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의 삶 속에서의 거룩한 변화(성화의 내용)들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우주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지향하는 총체적 변화의 동력으로서 주어진 것으로 봐야한다.

 

b-1 개혁신학의 성화론

이러한 총체적 성화론은 개혁신학의 성화론에 기초한다. 개혁신학 성화론은 먼저 신자에게 주어지는 성화의 복이 그리스도 안에 있음을 강조한다. 성경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성화라고 말하기 때문이다(고전1:30). 개혁주의 신학자 싱클레어 퍼거슨 (S. Ferguson)은 히2:1012:2을 근거로 하여, 예수님이 우리의 성화가 되신다고 말할 수 있는 두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그분은 우리의 구원과 성화의 선구자(pioneer)이시며, 창시자(author)가 되신다는 것이다.

 

전자는 그가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위에서 살았던 존재들 중에서 처음으로 온전한 성화의 삶을 사셨다는 의미에서이고, 후자는 그 분의 거룩한 삶은 바로 그 분의 백성들에게 주어지기 위한 것이었다는 요17:19의 가르침에 근거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개혁주의 성화관의 가르침은 신자의 성화란 근본적으로 인간 스스로 만들어내는 도덕적인 노력이나 수행의 결과가 아니고, 오히려 성자 예수님을 통해서 주어지는 것임을 말해준다.

 

신자의 성화가 예수님 안에서 먼저 성취되었고- 좀 더 분명하게 고전 1:30의 말씀대로-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성화가 되신다면, 어떻게 그 성화를 우리의 것으로 삼을 수 있는가?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서이다라고 개혁신학은 가르친다. 성화가 성령님의 역사를 통해서 언약의 대표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으므로, 이제 그 분과 연합한 신자들도 같은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의 복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내용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성경은 성화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의미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 신자가 그리스도와의 연합 속에서 성화를 이루어간다라고 말할 때, 그 구체적인 의미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기초하여 주께서 성취하신 영적 복들이 그 분과 연합한 신자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성경적 성화의 핵심적인 근거와 원리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사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또한 본고에서 우리가 살피려하는 총체적 성화의 기초 즉, 성화의 출발점이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어떻게 총체적 성화의 기초가 되는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성화론적 의미를 잘 드러내준 미국의 개혁주의신학자 John Murray (죤 머레이) 교수는 이것에 대해서 성경적 가르침을 제공해준다.그는 특히 결정적 성화교리’(Doctrine of Definitive Sanctification)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이 그 분과 연합한 신자로 하여금 어떻게 성화의 삶으로 나아가도록 역사하는지를 성경을 근거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신약 성경의 여러 본문들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하여 머레이 교수는 결정적 성화란 그리스도인의 삶의 초기에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의 특징을 이루게 하는 어떤 결정적인 역사라고 정의한다. 신자의 구원과정에 있어서, 순간적인 은혜의 역사로 이해되는 칭의나 중생과는 달리 성화는 전통적으로 점진적이고 과정적인 변화로만 설명되어 왔다. 그런데 머레이 교수에 의하면 그것만으로는 성화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들을 온전히 반영해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경은 한 순간에 주어지는 결정적인 성화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있으므로, 성화의 점진적인 성격과 함께 결정적 성화의 측면도 함께 제시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머레이 교수의 성화론은 결코 점진적 성화를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점진적 성화와 결정적 성화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 속에서 온전한 신자의 성화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b-2 “죄에 대한 죽음을 가리키는 결정적 성화

그런데 그는 결정적 성화의 핵심적 내용을 죄에 대하여 죽는 죽음이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통하여 제시한다. 로마서6:1, 벧전2:24, 4:1-2, 요일3:6-9, 5:18등과 같은 구절들을 주해하면서 머레이 교수는 예수님의 죽음의 성화론적 의의를 밝혀준다. 특히 로마서 61절 이하의 본문을 주해하면서 머레이 교수는 칭의의 복을 받은 신자는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로서 이미 죄에 대하여 죽은 자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죄에 대해 죽었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머레이 교수는 시37:35-36이나 시103:15-16 말씀들과의 유비를 통하여 그 의미를 설명했다: 사람이 죽게 되면 자신이 죽은 영역과의 관련성은 끊어지고 그 영역에서 더 이상 활동하지 않게 되는 것처럼, 죄에 대해 죽은 자는 더 이상 죄의 영역에서 사는 자가 아니며, 죄의 통치와의 관계가 끊겨진 자로서 이미 다른 통치의 영역으로 옮겨진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자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연합함으로서 죄와의 결정적인 단절의 결과를 가져오는 죄에 대한 죽음의 사건이 그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그 분과 연합한 자에게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죽음을 실존적으로 소유케 함으로서 주님과 함께 죄의 세력과 통치로부터 벗어나는 삶을 시작하게 하며, 또한 그리스도의 부활과도 연합함으로 의의 통치 아래로 들어가 하나님께 의의 병기로 드려지는 새 생명의 삶도 살아가도록 해준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주님의 죽음이 가져온 성화론적 의미라고 보았다.

 

b-3 총체적 성화의 기초로서 죄에 대한 죽음전포괄적성격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6:2이 말하는 죄에 대해 죽는 것에 대한 개혁신학의 이해는 -로마서 5장과 6장의 문맥 안에서 제시되고 있는 개념을 근거로 하여- ‘우주적인 죄의 통치 세력의 무너짐의 관점으로 설명한다는 점이다. 5:21이나 롬 6:12 등에서 죄는 통치하는 왕의 개념으로 제시되었고, 6:17,20절 등에서는 죄를 하나의 인격화된 죄의 세력으로 간주하여, 인간을 그것의 노예로 삼고 지배하고 있었다고 바울은 설명한다. 결국, 그 구절들은 바로 그리스도와 연합하기 전의 아담 안의 인류의 상황 (우주적인 죄의 통치 아래 놓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울은 롬6:2에서 신자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죄에 대해 죽은 자가 되었으므로, 아담의 타락 이후로 죄의 통치 아래서 노예와 같이 신음하며 살아가게 했던 그 우주적인 죄의 세력으로부터 단절된 존재가 되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아담 안에서 범죄한 모든 인류를 지배하고 다스려왔던 죄의 통치가 무너지는우주적인 사건으로서의 죄에 대한 죽음을 말하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바울이 성화와 관련하여 제시하고 있는, ‘죄에 대하여 죽는 죽음을 통하여 주어진 우주적인 죄의 통치의 무너짐의 개념이 총체적 성화론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머레이 교수는 바울서신 뿐 아니라 베드로서신, 요한서신 등과 같은 본문들에 대한 주경적 연구를 통해서도 이러한 개념을 재 확증함으로써 성경적 근거를 확고하게 해주었다.

 

우리는 총체적 복음의 관점에서 그 개념을 이렇게 재정리해 볼 수 있다: 신자에게 있어서 죄에 대하여 죽는 죽음이란 우주적인 죄의 세력의 붕괴를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주님을 영접하여 주님과 연합한 신자들 곧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과 연합한 자들이므로 -주님의 죽음과 부활과 함께- ‘우주적으로, 전포괄적으로, 총체적으로죄의 권세와 통치의 영역에서부터 의의 권세와 통치의 영역 아래로 옮겨진 자들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개념은 총체적 복음에서 강조하는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통치에 대한 중요한 토대를 제공해주며, 그 통치 아래에서 전개되는 복음의 전포괄적인 회복의 역사가 무엇에 기초한 것인지를 잘 제시해준다. 주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복음이 총체적 복음인 것은 그 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이 땅에서부터 시작된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총체적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아담의 타락 이후로 인류를 죄와 질병과 고통과 죽음으로 몰아갔던 우주적인 죄의 세력이 총체적이므로 이제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그 분과 함께 죄에 대하여 죽고또 그 분의 부활과 연합하여 의의 통치 안으로 들어온 하나님의 백성에게 주어진 죄의 세력과 통치와의 단절도 총체적인 결별인 것이다. 신자의 삶의 어느 한 영역은 아직도 죄의 통치 아래 놓여있고, 다른 영역만 의()의 통치 아래로 옮겨지는 부분적인 죽음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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