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잠언 12장 연구(3)

김희석(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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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
기사입력 2020-11-28 [11:06]

 

 

이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구약신학교수인 김희석 박사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잠언의 해석학적인 렌즈를 가지고 12장을 연구하였다.

 

2) 본론 (4-13): 의로운 삶과 지혜로운 삶

 

4: 현숙한 여인

4절 상반절은 현숙한 여인을 언급한다. ‘현숙한 여인으로 번역한 원문은 에쉐트 하일이다. ‘하일은 힘, 유능함, 실력 등을 뜻하는 용어이다. 4절 상반절은 실력있고 유능한 아내가 남편의 면류관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4절 하반절은 남편에게 부끄러움을 끼치는 여인이 남편의 뼈를 썩게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보면 4절 상반절과 하반절을 어떤 아내를 얻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이러한 아내에 대한 내용이 잠언 전체에 전반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기억해야 한다. 잠언 1-9장은 솔로몬이 아들에게 어떤 아내를 얻을지를 권고하는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여 지혜를 아내로 얻을 것인지 우매를 아내로 얻을 것인지사이에 선택해야 함을 가르친다.

 

또한 에쉐트 하일이라는 용어는 잠언의 해석학적 결론부에 해당되는 잠언 31:10-31에서 현숙한 여인을 지칭하는데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31:10). 그렇다면 12장의 흐름에서 4절은 단순히 어떤 아내를 얻을 것인지만을 말하고 있다기보다는, 좀 더 깊은 의미에서 지혜를 얻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4절은 우리가 인생에서 어떤 아내를 선택할 것인지, 즉 잠언의 맥락에서 보자면 어떤 삶의 길을 선택할 것인지대하여 질문하면서 지혜를 추구해 나가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해된다.

 

5-7: 의로운 삶과 악한 삶의 대조

5-7절은 의인과 악인에 대한 대조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구절들이다. 5절은 의인의 생각은 공의의지만 악인의 꾸짖음은 속임수라고 말하면서 의인과 악인의 삶을 대조하고 있다. 5절은 12장에서 악인의인이 명시적으로 대조된 첫 구절이며, 그 내용 역시 매우 명확하다. 다만 의인에게 해당되는 공의와 악인이 추구하는 속임수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 내용은 6절과 7절에서 보다 더 자세하게 설명된다.

 

6절은 의인과 악인의 대조를 언어생활에 적용한다. 악인의 말은 사람들의 피를 흘리기 위해 숨어 기다리는 것과 같아 사람을 해하지만, 바른 자의 입술은 그를 구원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원을 받는 존재가 바른 자 자신인지 아니면 악인에게 피해를 당하게 된 사람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의인의 언어는 사람을 건지고 악인의 언어는 사람을 해친다는 것만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 6절은 의인과 악인의 대조가 아닌 바른 자와 악인의 대조를 사용한다.

 

이어지는 7절은 의인과 악인의 대조가 다시 드러내어, 그들의 삶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말한다. 악인은 엎드러져서 소멸될 것이나, 의인은 그 후손까지 든든히 서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 정리해보면, 5-7절은 의인과 악인의 대조를 보여주면서, 그 대조를 언어생활로 적용시켜서, 12장의 이어지는 본문에 계속하여 등장할 언어생활주제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4절에서 시작된 지혜에 대한 주제는 5-7절에서 의인과 악인의 대조, 특별히 언어생활에 대한 대조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8-11: 풍족함과 부족함

8-11절은 5-7절에 나타난 의로운 삶과 악한 삶에 대한 대조를 풍족함과 부족함의 대조로 발전시켜 나간다. 이런 흐름 속에 지혜의 주제와 의로움의 주제가 함께 등장한다. 먼저 8절을 살펴보자. 8절 상반절은 사람은 그의 지혜를 따라서 칭찬을 받게 된다라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기서 지혜로 번역되는 단어는 세켈로서, ‘지혜롭게 행하여 얻게 된 좋은 결과를 의미한다.

 

8절은 지혜를 얻게 된 삶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12장의 흐름에 있어서 새로운 맥락을 형성한다. 8절 하반절은 상반절과의 대조를 위해 마음이 굽은 자는 멸시를 당하게 된다는 내용을 제시한다. 여기서 우리는 마음을 뜻하는 레브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이 단어가 풍족함과 부족함의 주제로 11절까지 이어져 나가는 연결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8절은 이렇듯 지혜의 주제를 제시한다.

 

이어지는 9절은 12장의 맥락에서 조금 독특한데, 왜냐하면 상반절과 하반절의 대조를 위해 사용하는 반어법이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어법 대신 보다 가 좋다라고 말하는 비교잠언(better-than saying)의 형식을 취한다. ‘무시를 당하지만 종을 거느린 사람이 스스로 높은 척 하면서 먹을 것이 부족한 사람보다 낫다라는 내용을 살펴보면, 겉으로 보이는 외적인 모양새보다는 실제적인 삶에서 필요한 것을 소유한 것이 더 좋다는 의미인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먹을 것이 부족하다라고 번역된 원문은 하사르 라헴인데, ‘하사르부족하다라는 의미의 형용사이다. 9절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음식이 소중함을 말한다. 8절과 9절을 연결해보면, 우리의 삶이 어떤 결과에 이르게 되는지 그 결과가 중요함을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를 말하고 있는 것일까? , 대답을 찾기 위해서는 10-11절로 이어지는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10절은 의로움과 악함의 주제를 다시 등장시킨다. ‘의인은 자기 육축의 생명에 대해 알고 있지만, 악인의 긍휼은 무자비함이다라는 10절의 내용은 풍족함이나 부족함에 대한 주제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의로운 삶과 악한 삶에 대해서 언급함으로써, 11절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해주고 있다. 11절은 8-10절의 흐름을 정리한다. 먼저 11절은 10절을 내용적으로 이어받는다. 10절이 말한 육축에 대한 관심이 무엇인지 11절에 드러나는 것이다.

 

11절은 자기 땅을 경작하는 사람은 음식으로 만족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땅을 경작한다는 것은 단순한 농사작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함축적으로 가리킨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풍족한 삶을 누리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 구절에서 음식으로 번역한 단어는 레헴으로, 9절 하반절에 나왔던 하사르-라헴라헴과 같은 단어이다. 9절 하반절은 먹을 것이 부족한 지혜없는 삶을 말했다면, 11절 상반절은 먹을 것이 풍족한 삶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11절 하반절은 헛된 것을 좇는 자는 분별력이 부족한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제시하는데, 여기서 분별력이 부족하다라고 번역된 어구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 표현의 원문은 하사르 레브로서, 직역하면 마음이 부족한 자이다. ‘부족하다라는 하사르9절 하반절의 먹을 것이 부족함에서 부족하다는 의미로 나왔던 단어이며, ‘분별력으로 번역한 레브8절의 마음이 굽은 자에서 마음으로 번역되었던 단어이다.

 

특별히, 하사르 레브는 잠언 1-9장에서 음녀의 유혹에 넘어갔던 젊은 청년을 가리킬 때 사용되었던 표현이며(6:32; 7:7; 9:4, 16), 따라서 지혜와 대조되는 미련함을 가리키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11절은 상반절의 풍족함과 하반절의 부족함을 대조시키면서, 결국 이 풍족과 부족이 지혜와 미련함의 결과임을 사실상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8-11절은 지혜와 의로움의 주제를 함께 사용하면서, 지혜로운 삶은 곧 의로운 삶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러한 삶은 풍족함을 누리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참 풍족함이란, 9절 하반절과 11절 상반절에 의하면 먹을 것에 대한 풍족함이지만, 이 흐름의 결론부인 11절 하반절에 의하면 진정한 풍족함은 마음이 부족하지 않아야 함마음의 풍족함임을 알게 된다. 지혜를 얻으면 의로움에 이르게 되고, 그것은 진정한 삶의 풍족함의 결과들을 우리에게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처럼 8-11절은 지혜의 주제와 의로움의 주제를 동시에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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