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잠언 12장 연구(6)

김희석(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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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
기사입력 2020-12-19 [16:10]

  

 

이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구약신학교수인 김희석 박사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잠언의 해석학적인 렌즈를 가지고 12장을 연구하였다.

  

5) 결론 (28): 의로운 삶의 길

 

이제 우리는 12장 전체의 결론이며 12장의 마지막 구절인 28절에 이르렀다. 28절의 원문을 번역하면 의인의 길에는 생명이 있으니, , 길에 죽음이 없게 된다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28절과 관련하여 두 가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첫째, 28절은 반의평행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12장에서 반의평행법을 사용하지 않는 구절은 오직 세 개뿐인데 (9, 14, 28), 9절은 비교잠언으로서 사실상 상반절과 하반절을 대조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상반절과 하반절이 대조되지 않는 것은 14절과 28절이다.

 

28절의 경우, 상반절은 의인의 길에는 생명이 있음을 말하고, 하반절에는 그 길에 죽음이 없다는 것을 말하는데, 생명과 죽음이 대조가 되기는 하지만 상반절의 의미와 하반절의 의미가 대조가 되는 것은 아니므로, 대조가 아닌 강조를 위한 배열로 보는 것이 좋겠다. 28절은 의로움의 주제를 한껏 강조하면서 12장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이며, 지혜/미련함의 주제는 다루고 있지 않다.

 

둘째, 그런데 이러한 의로움의 주제를 근접 문맥의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28절의 상반절에 나오는 의인26절의 의인의 주제와 연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본론 III이 지혜로움/미련함의 주제를 다루지 않았는데, 결론부인 28절에서도 의인의 주제만 다루고 지혜로움/미련함의 주제는 다루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28절을 조금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28절은 의인/악인의 주제를 길 이미지와 연결시킨다. 의인의 길은 생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길 이미지는 잠언 1-9장에서 매우 상세하게 사용되었던 주제이다. 잠언 4장에서 지혜의 길과 악인의 길의 대조가 나타났으며(4:10-19), 지혜의 길에서 벗어날 위험성에 대하여 경고하였다(4:20-27).

 

또한 이러한 지혜의 길과 음녀의 길은 각각 생명과 죽음으로 연결하는 길이라는 사실이 강조되어 설명되었다. 지혜는 생명나무요(3:18), 지혜를 찾은 자는 생명을 찾은 것이며(8:35), 지혜를 만나면 생명을 얻게 된다(9:6).

 

반면, 음녀의 유혹을 받아들이거나 미련함을 선택하게 되면 죽음으로 나아가게 된다(5:5, 23; 7:27, 9:18 ). 다시 말해, 12장의 결론인 28절이 생명과 죽음을 언급하는 것은 잠언 1-9장의 해석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곧 지혜와 미련함을 언급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28절은 의인의 길을 생명의 길인 지혜와 연결시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지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지혜를 얻은 결과를 뜻하는 생명을 상반절에 언급하고 지혜를 얻지 못한 결과인 죽음을 하반절에 언급함으로써, 지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한 비유적이고 함축적인 방식으로 지혜로운 삶의 중요성을 강조해 낸 것이다.

 

그렇다면, 28절은 매우 특별하고도 강력한 시적인 함축성을 동원한 방식으로 지혜로움의 주제와 의로움의 주제를 연결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잠언 1-9장이 지혜와 미련함을 대조시키기 위해 생명과 죽음의 대조를 사용한 것과 동일하게 12장은 의로운 삶을 강조하기 위해 생명의 주제를 사용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잠언 12장의 결론인 28절이 지혜를 선택한 자가 의인의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해석학적 함의를 얻을 수 있다.

 

III.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12장 분석의 함의

 

우리는 이제 위에서 연구한 내용을 종합하여 12장의 특성을 고찰한 후, 그 특성을 잠언서 전체의 해석학적 렌즈라는 관점에 적용해보려 한다. 먼저 12장의 특성을 고찰해 보자.

 

첫째, 12장은 한 개의 서론, 세 개의 본론, 한 개의 결론으로 분석된다. 서론(1-3)은 지혜-여호와-의로움의 흐름으로 패턴을 보여주면서, 지혜/미련함의 주제로 의로움/악함을 해석해야 함을 알려 준다. 본론 I(4-13)은 지혜로운 여인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하여, 의로운 삶과 악한 삶을 대조시키는데, 그 삶의 결과로서 풍족함과 부족함이 도래하게 됨을 말했다.

 

결국 지혜로운 삶을 살아 의인이 되어 풍족한 삶을 살아야함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잠언의 해석학적 결론부인 잠 31:10-31현숙한 여인이 자신의 남편의 삶에 많은 축복을 가져다 주었음과 동일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본론 II(14-23)은 의로운 삶의 주제를 언어생활에 적용하였다. 본론 I보다 더 구체적인 삶의 모습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먼저는 지혜로움을 언어생활에 적용하고(15-19), 그 후에 의로움을 언어생활에 적용하고(20-22), 23절에서는 지혜의 소중함을 강하게 제시하였다.

 

본론 III (24-27)은 부지런함과 게으름을 대조하였는데, 지혜의 주제는 직접적으로 부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지혜의 주제는 12장의 결론인 28절에서 다시 드러나게 된다. 28절은 의로운 삶을 강조하는데, 잠언 1-9장의 중요한 메타포인 생명과 죽음의 대조를 사용함을 통해서 지혜로움의 주제를 사실상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이러한 전체적 흐름은 지혜로움이 의로움으로 어어진다는 서론(1-3)의 패턴이 잠언 12장 전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본론 I에서는 지혜가 의로움으로 연결된 삶의 결과가 풍족함으로 드러난다는 것을 보여주고, 본론 II에서는 그러한 지혜로운 삶이 언어생활에서 의로운 삶으로 드러나야 함을 역설하고, 본론 III에서는 그러한 지혜로운 삶은 더 이상 지혜로운 삶을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분명하게 의로운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사실을 부지런함의 주제를 통해서 표현하였다. 결론은 이 모든 사실을 의로움의 삶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잠언 12장의 흐름을 앞선 11장의 내용과 연결해보도록 하자. 필자는 잠언 11장이 잠언 1-9장의 지혜/어리석음의 대조를 의로움과 지혜의 대조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32 특별히 잠 11:29-31에서 지혜/어리석음의 대조가 의로움과 악함의 대조로 전환된다고 주장하였다.

 

잠언 1-9장은 독자들에게 지혜자가 되라라고 가르치는데 반해, 10장 이후의 본문들은 1-9장을 통해 지혜자가 된 독자들에게 이제 의인으로 살라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일상생활의 삶을 통해 이제는 자신이 의인인 것을 드러내야 한다. ‘지혜가 해석학적 렌즈이며 세계관이라면, ‘의로움이란 해석학적 렌즈인 지혜를 가진 사람이 맺게 되는 일상생활의 열매인 것이다. 필자의 선행연구인 10장과 11장이 이러한 점들을 보여주었다.

 

본 논문에서 연구한 잠언 12장도 10장과 11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여준다. 지혜를 가진 사람은 의로운 삶이 열매를 드러내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다만 12장은 지혜로운 삶과 의로운 삶의 여러 가지 연결고리들을 앞선 장들보다 더 구체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본론 I에서의 풍족함의 주제, 본론 II에서의 언어생활의 주제, 본론 III에서의 부지런함 등의 주제를 통해 지혜자의 삶은 지혜의 결국인 의로운 삶으로 드러나 풍족함은 누리고 바른 언어생활을 하며 부지런한 삶의 열매를 결실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또한 12장의 결론인 28절을 통하여, 이러한 의인의 길은 생명으로 연결되며 곧 이러한 삶이 지혜의 삶임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지혜는 의로움을 얻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의로움은 지혜로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 주는 결과물인 것이다. 우리는 지혜의 렌즈를 통해 의로움에 이르게 된다. 잠언 10-15장에 의로움과 악함을 대조시키는 개별잠언들이 집중적으로 수집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우리는 남은 13-15장의 본문 연구를 통해 이러한 지혜와 의로움과의 관계를 더 탐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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